독립정신 훼손하는 일제 철거해야

▶ 학생독립운동기념관, 도시바 상표 버젓이 자리잡아
▶ 시, 회사측과 교체협의 밝혔으나 껍데기만 바뀔 듯

  • 입력 2008.08.08 19:25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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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 설치된 냉방기가 일본제품으로 알려져 민족정기를 흐리게 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인 나주역사의 자리에 건립한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하 기념관)과 청소년수련관에 설치된 냉방기가 모두 일본 도시바제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것.

나주시는 지난 7월 개관한 기념관에 대해 일제하 3대 독립운동의 하나인 학생독립운동 진원지 ‘옛 나주역’이 학생운동의 역사 증언과 청소년 문화의 요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의 역사를 생생하게 일깨워줄 학생운동기념관은 학생독립운동의 과정과 한말 이후 나주지역의 식민지적 상황, 11.27 나주농업보습학생과 나주보통학생의 만세사건, 나주출신 학생운동 지도자 등을 주제로 꾸며졌다.

이러한 역사의 현장에 버젓이 일본제품이 들어앉아 관람객을 맞고 있어 시민들은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나주인의 자긍심을 키우는 곳에 일본제품이 왠말이냐며 아무 생각없이 하는 행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최소한 기념관만큼은 우리의 제품을 사용해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당시 비품(에어컨)을 구입할 때 우수한 성능과 가격이 저렴해 캐리어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으며 그 회사가 일본도시바와 제휴회사인줄은 몰랐다”고 해명하고“현재 회사측과 협의해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념관에 설치된 냉방기의 상표가 칼로 도려내거나 캐리어 상표가 새겨진 스티커로 덧붙여져 있어 더욱 관람객을 짜증나게 하고 있는 것.

시 관계자의 교체하겠다는 설명도 사실 제품자체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껍데기만 캐리어상표가 새겨진 걸로 교체하는 작업이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그 뿐 아니라 청소년의 요람이라고 홍보한 청소년수련관에 설치된 냉방기도 전부 일본제품이며 똑같이 스티커를 붙이거나 상표를 오려내 감추고 있는 실정이다.

성북동의 김아무씨는“우리지역의 자랑이자 나주인의 긍지를 심어주고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곳에 당시 우리민족을 억압하고 착취한 일본의 제품을 버젓이 설치한다는 것은 민족의식이 전혀 없는 행위이며 그곳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하고 한탄했다.

또한 아무리 값싸고 성능이 우수하다고는 하지만 설치할 장소를 가려야된다며 이는 명백히 독립운동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철거를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4월 기공식을 가진 뒤 1년 3개월여만에 완공된 학생운동기념관은 지상 2층, 연면적 842.16㎡ 규모로 사업비 26억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냉방기 구입에 5천6백여만원이 투입되었으며 청소년수련관에는 1억6천9백만원이 소요됐다.      

/김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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