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한국3M '파국으로 가나'

결성 1주년 맞아 강경노선 선택할 듯

  • 입력 2010.04.12 14:55
  • 기자명 이영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5월 14일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가 출범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대한민국에서 인간존중 윤리기업, 노사 상생의 손꼽히는 외국투자 기업으로 알려진 (주)한국쓰리엠에서 민주노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지역민들조차 의아해 하는 사건(?)이라 할 수 있었다.

한국쓰리엠노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인 대우와 여성차별, 열악한 근무환경,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내세우며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노동조합을 출범시켰다고 주장한다.

1년 여 동안 그들은 근무환경 개선과 여성차별, 비인간적인 처우 개선을 위해 투쟁의 목소리를 높여왔고 회사측으로부터 '노동조합'의 지휘를 획득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노사 양측이 단체협상의 합의를 위해 49차례에 걸쳐 대화를 나누었지만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노사간 10여 차례에 걸친 고소ㆍ고발과 전체 조합원의 15%에 해당하는 90여명에 대한 내부징계 등도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길고 지루하면서도 최소한의 투쟁을 벌여 온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가 지난 7일(수) 금속노조 광주ㆍ전남지부의 주최로 열린 집회를 기점으로 강경노선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집회에는 금호타이어노조, 캐리어노조, 민주노동당, 한국쓰리엠지회 나주공장의 노조원 등 500여명이 나주공장 정문 앞에서 조합원 복직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14일 노조를 결성한 후 나주공장 1명, 경기도 화성공장 1명 등 2명의 조합원이 해고됐고 151명이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사측이 용역업체를 동원해 노조 간부들의 현장 출입을 막는 한편 50여 명이 넘는 노조 간부를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노조 와해를 시도하고 있다"며 "사측은 노조를 인정하고 하루빨리 성실한 자세로 단체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쓰리엠 사측 관계자는 "해고 및 징계를 받은 직원들은 노조 활동과 상관없이 자재 반출입을 물리적으로 막는 등 회사에 피해를 준 직원들이다"며 "사측은 현재도 교섭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쓰리엠 노조에는 나주공장 250여 명, 화성공장 250여 명 등 500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으며 지난달 말부터 하루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날 사측에 대한 항의문구를 적은 리본을 공장 앞에 매달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인간존중 윤리기업의 실체 알리겠다
쓰리엠지회, 시민 홍보전에 나서


일부 지역민들로부터 '임금협상'을 위한 노조라는 오해를 씻기 위해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가 적극적인 시민 홍보전에 나섰다.

이들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열린 제6회 영산포홍어축제와 10일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된 읍ㆍ면ㆍ동민의 날 행사장을 찾아 회사의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의 실상을 알렸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노동조합을 결성한 직후부터 임금교섭을 통해 노사는 지난해 8월 임금협상과 여성차별 개선에 합의점을 찾았다"며 "하지만 회사는 단체교섭에 들어가자 태도를 바꿔 노동조합 탄압을 노골적으로 하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또 "생산물량이 남았는데도 일부 계약직을 해고하는 등 고용불안을 이용해 조합원 탈퇴공작을 일삼았으며, 조합 간부 24명을 업무방해혐의 등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합이 '무파업, 노사평화선언'을 하지 않으면 계약직 해지, 기계반출(외주화) 및 대규모 전환배치, 부지매각 등을 내세워 조합원들을 협박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자 생산라인의 외주화 및 부당한 전환배치를 통해 고용불안을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는 12일부터 생산현장에서의 전면파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노조 출범 1주년을 맞아 소극적 투쟁방침을 전환, 회사측에 대한 강경투쟁노선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다.

경기도 화성공장, 중국으로 이전?
국내시장 포기 어려울 듯


경기도가 어렵게 유치한 글로벌기업 한국쓰리엠(3M) 공장이 노사갈등으로 중국으로의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977년 한국에 진출한 3M은 산업과 의료, 디스플레이, 전자, 안전, 운송 등 광범위한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105위의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 2007년 10월 김문수 경기지사가 3M 본사를 방문해 도내 8만3000㎡ 부지에 LCD 필름 및 방진마스크 등 산업안전제품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추가로 체결하면서 도의 대표적인 외국인투자기업이 됐다.

그러나 외자유치 이후 임금협상 등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을 겪으면서 3M 사측 내부에서 중국으로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노사갈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납품하는 TFT-LCD 광학필름 제품인 DBEF(밝기 개선 프리즘) 제품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으며, 갈등이 지속되자 중국으로의 이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내시장 포기가 어려운 상태여서 3M의 중국 이전이 노조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