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삼의 나주이야기

  • 입력 2011.12.16 11:14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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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양감사 부임길에

황진이 묘에 제사지낸 임백호



임백호씨가 인자 평양감사를 제수를 받어서, 임명을 받어가꼬 인자 가는 도중인디, 황진이 묘 가까운 앞을 지내던가 봅디다.

그런께 황진이가 말허자면, 그 기생이로되, 그 여류 풍류객이거던. 시 잘 짓고이, 아조 문장이 뛰어난 사람이어라.

그런께 임백호 이 분도 풍류객이여. 풍류객이여. 근께 그 인자 황진이도 옛날 풍류객이랬다 하드라 허고, 인자 그 묘에 앉아가 자폈으먼서, 자기도 풍류, 그 마음이 언저 통헌께, 그 묫에다 제사를 지내고 인자 축문 지어가꼬 제사를 지내고 그랬어요. 가는 도중인디, 평양을 가는 도중인디.

그런 소문이 조정으로 들어왔어요, 평양가기 전에. 그런께 조정에서 난리가 났어. 응,

'소위, 국록을 먹고 평양 일개 도백으로 가는 사람이, 그런 기생 묫에 가서 제 지내고 고런 짓을 헌다'고 대번, 평양가기 전에 파직당해버렀어라우.

그러니 그게, 옛날에도 기생은 거 참 천인 아니오? 천인이여. 그런디 그런디다 그렇게 제사 지내고 그랬다고 파직을 당해버렀는디.



(2) 임백호의 본분



이 분이 참 인물이 어트게 잘 났고, 퉁수 젓대를 잘 부르더라우. 젓대를 잘 불러요. 그런께 참, 그 풍류객이제이. 글 잘 허고 시 잘 짓고 인자 젓대 잘 부르고.

한 번은 인자 어디 낯선 디여. 근디 거그 모임이 있어라고 인자 잔치헌다니께 거글 갔어요. 갔는디, 항시 젓대를 갖고 댕여. 그래 인자 거 가서 인자 놀먼서 인자 젓대를 부르고 헌께, 거그서 한, 거그 온 손님 한나가,

'이 사람이 젓대 잘 부르먼 재인도 같고...'

'그 인품 생긴거 보먼 양반도 같고, 또 시 짓는거 보먼 글 잘 헌께 양반도 같고이'헌디,

'이것이 양반인가, 재인 상놈인가?' 무엇인가를 몰라.

확실히. 그런께는, 이 사람이 그 임백호씨 보고 뭐랜고이는 "당신이 양반이요? 중놈가? 상놈이냐?"

본분을 묻제, 본분. 임백호 본분을 물은께, 그 대답을 뭐라헌고이는, "양반같이 뵈먼 양반같이 보시오. 그러고, 중놈같이 뵈이먼 중놈같이 보소. 상놈으로 뵈이먼 상놈같이 봐라"말자락도 그렇게 같이 해부렀어요. 그랬다는 이애기가 있어요.



(3) 주모 남편에게

장 잡히고, 면한 이야기



근디 한 번은 그 뭣이냐? 질 가다가 도중에서 잠을 잔디. 근게 그 이애기를이, 그 이애기를 확실히 모른디.

아, 주모가 참 미인이거던. 그런디 혼자 있어. 남편은 어디 인자 출타해가지고 인자 읎어.

그란디, 그 임백호씨가 뭐, 욕심이 나든가 인자 저녁에, 그 인자 주모헌테 가깝게 인자 빠짝거린께는, 주모가 인자 뭐라고 인자 나무랬단 말이요.

그런디 뭣이냐? 나중에 남편이 들어왔어. 아니 이애기가 잘못 되았아요. 그 여자허고 말허자먼, 관련이, 관계가 되았어. 되았는디, 그 남편헌테 말허자먼 잽혀버렀어. 여그서 간단히, 장을 잡었다 허거던.그 요새먼 아르바이제이. 장을 잡었어, 그 장소, 현재의, 현장을 잡혔다 그것이여. 그런께 그것 보고 장 잡었다고 그럽니다, 여그 말로.

근께 아 그래가꼬 그 남편이 인자, 참 행패를 헐라고, 인자 죽일라 헌께는. 그 때 인자 문자로 거 거시기 했는디 내가 그것을, 그 사람도 잘 모른다 허먼서 무슨 이애기를 허드란께.

문자로 인자 글을 지어서는, 뭐라고 했는데 그건 모르는디, 그 뜻이 뭣이냐?

'고운 꽃을 제대로 간수헐라먼, 안 집이 이렇게 짚이 간수해야 허제. 밖에, 질가에 놔두었냐?' 이것이여.

'그러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꽃 탐 안낼 사람이 누가 있냐?'

'탐낸 사람이 잘못이냐? 이렇게 놔둔 니가 잘못이냐?'이것이여.

그랬다고, 그 거시기를, 행패를 면했다 인자. 그 사람도 그걸 문자루 얘기허지 않애. 인자 그렇게 뜻이 있다는 것을 그렇게 해서 말을 했어라, 글로.

그 말이 안 맞소? 응. 그런께 꽃이 질가에 피었으니 가는 사람마단 다라보고 꺾을라고 허는 것은 사실 아니냐? 근게 이런 꽃은 지대로, 깨끗이 그렇게 헐라먼, 안 집이 놔두제, 왜 질가에 놔뒀냐 이것이여.

그런께 남자가 암 말도 못 허드라캐. "대저 내 잘못이요"

이애기가 거 재미가 없어요. 거 문자를 알아가꼬 해야시 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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