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약 언제 먹었지?”

  • 입력 2013.08.26 14:58
  • 기자명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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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늘 약 언제 먹었지?”


오늘은 약국단골인 한 여자 분과 이야기 도중 이분의 어머님(역시 우리 약국 단골)이 이제 나이가 많이 드시다보니 약을 잘 못 드시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혈압약을 드시는데 어떤 때는 하루에 2번씩도 드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그런다고 하면 내가 약도 못 챙겨먹는 노인네로 취급한다고 아주 서운해 하신단다.


진짜 공감도 가고 평소에 고민이 되었던 문제다.
어른들은 대부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먹는 약의 종류가 많아지고 다양해진다.
고혈압약, 당뇨약, 골다공증약, 관절염약 등등에다 안과약, 치과약 등, 그리고 자식들이 사다 준 영양제와 건강식품 등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다가 여러 약을 한꺼번에 지어 드시다가 좋아진 증상의 약은 빼고 드셔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계속 똑같이 처방받아 드시기도 한다.
집에 쌓아놓았다가 무슨 약인지 몰라 가져오셨다고 봐달라고 해서 보면 약봉투에 적어진 약과 봉투속의 약이 전혀 다른 경우도 있고, 유효기간이 너무 지나서 버려야 할 약도 많다. “난 약을 하도 먹어서 잘 안 들어” 하시며 평소 용량보다 두 배씩 드시는 분들도 있다. 위의 어머님처럼 먹을 약이 많다보니 “내가 아침에 잘 챙겨먹었나” 하시면서 또 드시기도 한다.


건강을 되찾으시려고 약을 복용하다가 약부작용으로 돌아가시게 생겼다.
노인들은 몸의 기능이 점차 쇠퇴하므로 약물이 몸에 흡수하는 것부터 대사, 배설에 이르기까지 작용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약의 효과가 예전보다 더 안 나타나거나(소위 ‘약빨’이 안 받거나) 부작용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노인들의 약물 복약지도는 더 꼼꼼하고 자세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사용하는 약의 수를 적게 하도록 해야 하고, 최소한의 용량부터 시작해서 부작용을 살펴야 한다. 먹고 난 후 부작용은 없었는지 몸의 신호를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이 무슨 증상 때문에 무슨 약을 먹는지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골병원이나 약국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을 찾을 때 이미 먹고 있는 약을 잘 알려줘서 중복되거나 같이 먹음으로써 서로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약을 처방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혹시 집에 너무 많은 약이 쌓이면 당장 안 먹는 약은 어떻게 할 것인지(정기적으로) 단골약국에 가서 의논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들도 부모님이 무슨 약을 드시고 계시는지, 어떻게 복용하고 있는지 한 번씩 꼼꼼하게 점검해보는 것도 좋겠다. “뭔 약을 쓸데없이 이렇게 많이 드시느냐”는 핀잔은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늙어가면서 이곳저곳 아프면서 느끼는 무기력감과 소외감, 슬픔 등을 잘 이해하면서 중복되는 약 없이 제대로 드실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약이 병을 부르는 일은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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