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 서두르지 말고 세밀한 검토부터

  • 입력 2013.10.21 13:34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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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전체 난방 및 급탕 원료로 쓰일 고형연료(RDF)를 생산할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과 열병합발전소 설치공사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혐오시설에 대한 기피와 갈등 사례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주민이 입게 될 피해와 지역의 이미지 악화 등을 감안하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무조건적인 반대도 문제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검토하지 않고 행정 효율만을 생각하는 사업 추진도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계획한 광주ㆍ전남공동혁신도시 집단에너지 건설사업에 따르면 폐기물고형화연료(RDF)를 사용해 전기(19.7㎿)와 열(55GW)을 생산할 집단에너지시설을 건설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광주시와 전남도는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을 도입하고, 지역 내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이용해 RDF를 공급하기로 돼 있다.


하루 130톤의 생활쓰레기 가운데 다이옥신 발생물질인 PVC와 철, 나무 등 이물질을 제거해서 가연성쓰레기만을 고형연료로 탈바꿈시킨 뒤 신도산단에 짓고 있는 열병합발전소 연료로 공급, 혁신도시의 난방용과 급탕용으로 사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나주시는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 사업은 정부가 폐기물정책 방향인 자원순환형 에너지사업으로 꼽아 적극 권장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전처리시설 및 열병합발전소 시설물은 철저한 환경오염방지 설비 및 굴뚝자동오염측정기(TMS)를 통해 환경오염 측정결과는 실시간으로 환경부와 나주시에 전송토록 해서 엄격하고 투명한 관리감독으로 환경오염 우려를 불식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말이 열병합 발전소이지 쓰레기소각장이고 소각시에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발전을 하는 것인데 다이옥신 등 환경피해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고 할지라도 지역의 성장거점이라 할 혁신도시 코 앞에 기피시설을 설치한다는 발상 자체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나주시가 광주의 고형연료 반입 설은 근거 없이 유포되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외부반입은 전남권이든 광주권이든 다를 바 없다. 전남 시군에서 고형연료를 공급 받아 소각한다고 했을 때, 아무리 연료라고 하지만 폐기물 소각이고 이에 따른 환경피해 물질이 발생 할 수밖에 없다.


폐기물처리시설은 ‘우리 동네엔 절대 안 된다.’는 이른바 님비(NIMBY) 시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설은 어딘가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집값 하락 등 경제성이나 환경오염을 이유로 결사반대하거나 소지역주의만 앞세울 수 없는 필수 공익·공공시설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주시는 초기 입지 선정 단계부터 주민을 설득하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마땅했다. 주민들의 이해와 지역 득실을 조정하고 절충하는 건 지자체의 몫이다.


여러모로 따져도 건립이 부득이하다면 주민이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먼저 제시하고 이해시키는 게 바른 순서다.


혐오시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신 주민이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과 기회 등을 제시하는 등 투명한 절차와 종합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행정 편의만 고려한 일방적인 사업 추진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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