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 재정파탄 막고자 배수의 진 쳤다

시민과 함께 미래산단 바로잡을 터

  • 입력 2013.10.21 14:08
  • 기자명 정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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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신문은 지난 10일 미래산단 관련 동의안과 관련해 사퇴의 배수진을 치며 시집행부의 불법과 독선을 저지하고자 했지만 동료의원들의 사퇴서 표결처리로 의원직을 상실한 문성기, 정찬걸, 임연화 의원과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는 세명의 사직처리 의원과 본지 정동안 부장, 미래산단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김광덕 집행위원장이 함께 했다. 이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향후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싣는다.<편집자 주>

미래산단으로 인한 나주시 파탄을 막고 싶었다.

정찬걸 : 맨 처음 미래산단과 관련해 제보를 받았을 때 충격이 너무나 컸다. 나주시로부터 2천억원대의 사업을 위임받아 일하고 있는 사업자에게 임성훈 시장이 50억을 빌린 것이다. 더군다나 회사채권을 담보로 했다는데 임성훈 시장의 회사 자본금이 10억 정도라고 한다. 어느 누가 정상적인 거래라고 인정하겠나? 관련 공무원은 그 사업자에게 2억2천만원을 뇌물로 받은 것이 드러나 구속되어 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2천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빌리는데 나주시가 사실상 채무보증을 섰다. 그것도 시의회 동의도 없었고, 나주시민들도 몰랐다.
나주시 일년 살림살이 규모가 4천억 정도 되는데 그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채무보증 하는데 집행부가 비밀리에 한 것이다. 금리도 시중금리보다 비싼 6.5%에 선이자까지 떼이면서 말이다.

임연화 : 미래산단은 남부지역 경제발전의 희망과도 같은 사업이었다. 영산포 주민들까지 미래산단 사업 재개를 환영했다. 누구하나 미래산단이 이렇게 불법과 탈법의 온상이 될 줄 알았겠나? 공무원이 뇌물로 구속되고, 임성훈 시장을 비롯해 관계공무원 5명이 공금횡령 및 공모, 뇌물수수, 배임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들은 미래산단 사업의 성공보다 떡고물이 우선된 거다. 사업자는 자기 돈 한 푼 안들이고, 이익만 챙겨가면 되는 구조다. 나주시는 돈도 마련해주고, 보증도 서주고, 위험부담은 고스란히 안고 가는 구조다.
누가 이런 사업방식을 이해하겠나?.
문성기 : 나주의 살림살이를 잘 감시하라고 시민들이 우리 의원들을 선출해줬다. 집행부가 혹시라도 잘못 되면 비판하고 견제하라고 시민들이 뽑아준 것이다. 하지만 나주시의회는 집행부의 거수기이자 홍위병이 되어 버렸다. 제대로 된 심의하나 한 적이 없다. 집행부를 견제할 의지나 능력도 없는 것 같았다. 오죽했으면 우리들이 사퇴서까지 제출하며 집행부에게 재검토를 요구했겠나?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하지만 나주시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의원들도 무슨 이해관계가 있는지 심의조차 하려들지 않았다.

김광덕(미래산단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 2천억원이나 되는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은 나주시가 사실상 채무보증을 섰기 때문이다. 민간사업자는 1억원짜리 종이회사만 만들고 2천억원에 대한 사업을 사실상 좌지우지한다. 물론 뒷 배경에는 나주시 입김이 작용한다. 이렇게 민간투자개발방식을 고집한 것은 공개경쟁입찰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수십억원대의 부대공사(설계용역, 감리, 폐기물처리, 임목채근, 지적측량 등)를 비롯해 수백억원대의 토목공사까지 비교견적을 활용한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처리했다. 그것도 모자라 각종 수수료도 십여가지가 넘는다. 사업비 조달하는데 기여했다는 수수료, 앞으로 발생할 분양수수료까지 각종 수수료도 민간업체 배불리는데 악용됐다.

정치력 부재, 초보정치가 부른 참극

정동안(나주신문사 취재부장) : 우리나라 국회나 타 지역 지방의회를 보더라도 정치적 입장이나 정책결정에 반대할 때 의원직 사퇴라는 극단적 배수진을 친 경우가 간혹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정치적 타결을 우선했다. 사퇴서라는 무기가 정치협상의 마지막 카드로 사용되고, 그래서 타협의 정치가 만들어지고 협상이 이뤄진다. 하지만 나주시는 그런 정치력이 전혀 없었다. 말 그대로 정치력 부재다. 초보정치가 부른 참극이다.
향후 세 명의 계획을 듣고 싶다.

김광덕 : 나주시민들에게 이번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매주 금요일 중앙로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는데 이 문제도 제기할 생각이다. 세 명의 의원들과 함께 시민대책위원회에서도 미래산단 사업을 바로잡아 나주시 재정파탄을 막아내는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대로 가면 미래산단 사업은 두고두고 나주시 미래를 어둡게 하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문성기 : 지역에 계신 많은 분들이 이번 일에 대한 실상을 잘 모르고 계신다. 이분들을 만나 하나하나 설명 드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왜 우리 세명의 의원들이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면서까지 미래산단 동의안을 반대했는지 이제부터 지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가는 시간을 많이 가질 계획이다.

정찬걸 : 미래산단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결과가 잘못되면 나주의 미래는 참혹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퇴장하면 끝이겠지만, 나주시 재정은 두고두고 발목이 잡혀있다. 어떡해서든 해결책을 찾아야한다. 의원 신분을 떠나 미래산단 문제를 바로잡는 활동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내 팽개쳐진 원주민 대책! 바로 세워야

임연화 : 미래산단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양보한 이들이 주민보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수십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을 양보했는데 현재 이들이 겪고 있는 상실감은 너무나 크다. 다른 곳에서 안정적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미래산단 시행사에서 별도의 대책을 세우려고 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부대사업 일부를 생계대책위원회에서 할 수 있도록 상호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마저도 없다. 말 그대로 딸랑 보상비만 주고 나가라는 식이다. 어느 지역을 보더라도 산단개발을 할 때 원주민의 삶을 우선한다. 하지만 나주미래산단은 이마저도 외면하고 있다. 천벌 받을 일이다.

정동안 : 오늘 수고 많았다. 어려운 시간 내주신 분들게 감사드린다. 나주신문은 향후에도 미래산단과 관련해 지역민들에게 진상을 알리는 역할을 지속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거듭 어려운 시간 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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