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나주역,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피하려면

  • 입력 2014.02.10 12:21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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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9월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 국토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획기적인 KTX 교통 청사진을 발표했다.
당시 ‘미래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에 따르면 현재 추진 중인 경부고속철도 2단계 대구~부산 간을 오는 10월 개통하고 수도권 구간인 강남 수서~평택 구간을 2014년 완공, 1단계 고속철도교통망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투자효과 문제로 지연돼온 호남고속철도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하고 고속철 속도를 현행 330㎞/h에서 430km/h로 높여 초고속화하기로 했다. 교통ㆍ물류 중심을 녹색의 첨단 철도교통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충북 오송~광주송정역을 잇는 호남선KTX는 올 연말 개통을 목전에 두고 있다. 8조745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호남선KTX가 개통되면 서울 용산~광주송정역의 열차 운행시간이 1시간33분(현재 2시간39분)으로 줄어든다. 경부선KTX도 대전과 대구의 도심을 지나는 구간에 전용철로가 깔려 서울~부산 이동 시간이 2시간18분에서 2시간10분으로 단축된다. 또 공항철도와 KTX를 잇는 사업(예산 3100억원)도 완공돼 인천공항에서 KTX를 타면 환승 없이 부산이나 광주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호남선KTX의 개통으로 쇼핑ㆍ문화ㆍ관광ㆍ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변화가 한층 확산될 전망이다
철도는 화물차 에너지량의 10분의 1, 탄소배출량은 8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2004년 KTX 도입 이래 연간 770억원의 에너지 비용과 연간 60억원의 이산화탄소 감소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현재 8%에 불과한 철도의 수송분담률 제고와 저탄소 위주의 철도 투자가 세계적 확대 추세임을 고려할 때도 의미가 크다.

하지만 고속철도의 확대가 가져올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다.
고속 교통수단의 개통으로 전국의 각 지역 간에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는 과정에서 큰 도시가 주변 중·소도시 인구나 경제력을 흡수해 지역발전 불균형이 발생하는 이른 바 '빨대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KTX 나주역 정차는 발 등의 불이다. 광주 송정~목포구간 노선 확정을 앞두고 올연말 호남선KTX가 개통되면 송정역에서 가장 가까운 나주역이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8월3일 국토해양부 관보 고시 내용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건설 기본계획 노선을 변경하면서 “광주 송정~목포구간은 향후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등 여건성숙시 광주 송정~무안국제공항~목포구간’ 신설을 검토 추진하되, 신설노선이 개통될 때까지 기존 호남선 철도를 우선 이용한다”고 밝혔다.

기존 호남선 경유지인 나주역은 광주 송정~무안국제공항~목포구간이 신설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경유, KTX 나주역은 사실상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나주시는 신설 노선이 개통될 때까지라는 단서조항은 알리지 않고 당분간 나주역 경유라는 부분만 믿고 상황을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

전남도는 ‘여건 성숙 시 신설노선을 검토, 추진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근거로 ‘무안공항 경유노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국토해양부가 호남 KTX 2단계 광주송정∼목포 구간은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지난해 10월 착수해 여러 대안노선에 대해 경제성 분석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국 2시간 생활권'시대가 불러올 부정적인 효과는 목포까지의 노선 확정을 앞두고 나주역 정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경제성을 앞세울 경우 광주 송정역이 근거리에 있는 KTX 나주역의 운명은 불을 보듯 뻔하다.
KTX 나주역 경유는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훗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폭탄의 ‘뇌관’을 제거할 확실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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