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입맛 보리애국이 “최고”

나른해진 입맛 곧추세우는데 특효

  • 입력 2014.03.03 14:12
  • 수정 2014.03.03 14:14
  • 기자명 정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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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맘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라면 단연 보리애국일 것이다. 남도의 진미 보리애국을 찾아 영산포 홍어거리를 찾았다. 평소에도 애국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보리순이 나는 요즘 영산포 홍어거리는 식당마다 애국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보리 순에다 홍어애를 넣고 알싸하게 끓여낸 보리애국이야말로 봄날 우리지역의 진미다. 남도의 맛 가운데 첫 손으로 꼽히는 게 바로 보리를 넣은 홍어애국일 것이다. 애란 담황색을 띤 홍어의 간을 이르는 이름이다. 본디 ‘애’란 창자를 뜻한다. ‘애가 탄다’거나 ‘애가 끓는다’고 할 때 그 ‘애’다. 홍어 배에서 막 꺼내 부드러운 것도 좋고, 살짝 얼려 두었다가 서걱거릴 때 내놓는 것도 괜찮다. 기름 소금에 살짝 찍어먹는 맛도 좋지만, 아무래도 홍어애를 끓인 보리애국의 맛은 그보다 한 수 위인 듯, 홍어가 그렇듯 보리애국도 지릿지릿 입안에 남는 그 강렬한 맛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지만, 그 맛을 아는 이들은 보리애국을 이른 봄 최고의 맛으로 친다.
 
 
 
A식당 관계자는 “타지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숙성홍어 못지않게 보리를 넣은 애국도 널리 알려진 것 갔다”고 했다. 홀 한쪽 테이블에 다섯 명의 손님이 애국을 먹고 일어선 자리를 보니 한 숟갈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그릇이 비어있다. 식당 관계자는 “보리애국을 찾는 손님들은 잔 밥을 남기지 않아 음식쓰레기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주방 조리사에 따르면 “애국의 양념은 된장뿐이며 다른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애의 특유의 맛과 냄새로 쌈박한 맛이 난다”며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아 하루에 보리애국을 찾는 손님이 100명이 넘는다”고 전한다. 보리애국 한 그릇 값은 6천원으로 부담 없이 서민들도 즐겨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지방의 이름난 음식이라면 죄다 서울로 올라오고 식재료도 비행기로 공수하는 시대라지만, 나주곰탕과 보리애국 두 음식만큼은 도회지의 최고급 음식점도 시골의 허름한 식당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짙은맛의 보리애국은 봄기운이 가장 먼저 건너오는 남해안에서 영산강 물줄기를 따라 올라오는 봄바람과 따스한 봄볕에 푸릇푸릇 올라오는 보리순이 그 맛에 한 몫 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따뜻한 봄철 나들이 하다 뜨끈하게 끓여낸 애국 한 그릇으로 봄기운과 함께 활기찬 활동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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