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수족 효행 며느리에 대통령상

세지면 박영애씨, 눈먼 시어머니 집에서 모시며 극진히 돌봐

  • 입력 2014.05.12 11:25
  • 수정 2014.05.12 11:26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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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바쁜 농사 집안일도 함께 일군 억척

시력을 잃고 보행이 자유롭지 못한 96세 시어머니의 눈과 발이 돼서 12년여동안 집에서 극진히 모시면서도 넓은 과수원을 억척스레 일구고 있는 효부가 제 47회 어버이날을 맞아 대통령상을 수상해 화제다.
주인공은 나주시 세지면의 박영애씨(60).

1976년도에 시집 와서부터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던 박씨는, 12년전부터 두눈 모두 시력을 상실한 채 홀로된 시어머니의 수족이 돼서 식사를 챙겨드리거나 목욕은 물론, 미장원에 모시고 가서 머리를 다듬거나 기침이 잦아지면 서둘러 병원에 모시고 다녀오는 등 혼정신성(昏定晨省)에 정성을 기울였다.

배 원협일로 항시 바쁜 남편 이상계씨가 주말엔 열심히 도와주긴 하지만, 너른 과수원일을 혼자 해결하고 집안의 대소사를 챙겨야 하는 현실에서 시어머니의 삼시세끼는 물론 세세한 일까지 돌봐야하는 어려움을 안타깝게 생각한 주위 사람들이“시어머니를 요양시설에 모시는게 어떻냐”는 권유도 많았다.

박씨는 그러나 “하루도 집을 비울수 없어 때로는 답답하기도 해서 요양시설을 생각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몸이 편한 대신에 마음이 편치 못할 것 같아 집에서 모시기로 했다”면서 “최근에 취득한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시어머니를 봉양하는데 도움이 될 것”귀띔했다.

이 같은 효행이 알려져 나주향교와 노인회에서 효부상을 받기도 했던 박씨는, 마을 경로당에도 틈틈이 들러 밝은 모습으로 어르신들을 살피고, 겨울철에는 김장김치 등을 나누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했던 8남매중 장남에게 시집와서 챙겨야할 식구들이 많았던 박씨는 농삿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에 지금은 넓은 배밭과 복숭아밭을 일굴 정도로 넉넉한 가정을 꾸려온‘억순이’이기도 하다.

“38년을 수발하고 살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사실지 모르지만 내가 모실 수 있을 때 까지는 옆에서 돌봐드리고 싶다”고 효부의 자세를 흐트러Em리지 않은 박씨는“시어머니가‘손주들 다 결혼시키고 죽어야겠다’고 말씀하시는걸로 봐서는 백수를 누리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세지면 효부 박영애씨(사진 왼쪽)가 시어머니에게 식사대용 죽을 떠드리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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