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유배지 “진짜 유배지네”

잡목 우거지고, 진입로도 불친절

  • 입력 2014.06.23 11:20
  • 수정 2014.06.23 11:21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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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건국의 기틀을 마련한 곳으로 알려진 다시면 운봉리의 정도전 유배지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KBS드라마로 정도전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재조명되면서 다시면 운봉리에 위치한 정도전의 유배지까지 널리 알려져 방문객들의 발길이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1357년 33세의 나이에 정도전이 유배지에 3년간 머물면서 조선 건국의 기본설계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곳 유배지는 한 나라의 기운이 시작된 곳이라는 명성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선건국의 기본설계를 했다는 유배지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역사적 가치에 맞게 대접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드라마를 보고 정도전 유배지를 찾아 왔다는 한 방문객은 “안내판부터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유배지를 찾기가 쉽지 않았고, 어렵게 찾은 유배지 현장 또한 온갖 잡풀이 우거지고, 방치되고 있어, 실제 유배지라는 느낌이 들게끔 컨셉이 그런줄 알았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지난 19일 찾은 정도전 유배지는 방문객이 제기한 문제점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운봉마을 입구부터 안내 표지판은 설치되어 있지만, 농로길로 접어드는 과정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았고, 포장된 길을 가는 과정은 유배지로 가는 길이라는 느낌을 전혀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건조했다.

게다가 정도전이 3년 동안 기거했던 유배지는 잡목과 잡풀이 우거져 방치되고 있다는 방문객의 지적은 사실이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진입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던 문제”라며, 주변이 대부분 사유지인 관계로 그 분들과 이야기해서 오솔길 형태의 진입로 확보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배지의 관리에 대해서는 가능한 빨리 현장을 점검하고 그에 걸맞는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한편, 나주시 다시면 운봉리 684번지에 위치한 삼봉 정도전 유배지는 고려말 이인임 등 정적으로 인해 정도전이 3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곳으로, 이곳에서 정도전은 위민의식의 근본이 됐던 민본사상의 기틀을 마련했던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당시 유배를 온 정도전을 보고 한 농부가 “국가의 안위와 민생의 안락과 근심, 시정의 득실, 풍속의 좋고 나쁨에 뜻을 두지 않으면서 헛되이 녹봉만 축내고 있다”고 정도전을 질책했다는 에피소드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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