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 폐기물로 썩는 플라스틱을

에너지공대 이형술 교수 ‘그리네플’ 창업하고 특허 출원
“해양오염 토양오염 규제로 수요 확산 기대"... 샘플 생산

  • 입력 2023.09.14 16:51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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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공대(KENTECH, 켄텍) 교수창업기업인 그리네플(대표 이형술)이 농축산 폐기물로 썩는 플라스틱 소재를 만든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최근 샘플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형술 그리네플 대표는 14일 “음식물 쓰레기나 축산 폐기물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기 위해 교수창업을 했고, 볏짚을 이용해서 만드는 기술도 개발해 최근 특허출원 했다”며 “재료를 다양화하고 섞는 비율을 달리 하면 다양한 물성(物性)의 소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해 해양오염∙토양오염이 심각해지고 유럽연합(EU)이 ‘플라스틱세’를 재작년에 도입함에 따라 썩는 플라스틱을 찾는 수요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탄소세에 이어 플라스틱세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속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네플이 최근 샘플을 내놓은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는 mcl-PHA로 딱딱한 플라스틱 포장재 소재 뿐 아니라 부드러운 포장재 소재로도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며 현재까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양산하는 기업이 없다. 그리네플은 연말까지 수요자가 원하는 물성을 완성할 계획이다.

그리네플은 축산 폐기물이나 볏짚, 음식물 쓰레기 등 농축산 폐기물을 이용해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면 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국내에서 생산 가능 단계에 도달한 시점에 캐나다, 미국, 동남아 등지로 진출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볏짚이나 쌀겨를 이용해 단단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해 최근 특허 출원을 했다. 이 소재(nanocrystalline cellulose)는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많이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형술 대표는 캐나다 워털루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할 때 8년에 걸쳐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을 연구∙개발해 기술성숙도(TRL) 4단계까지 진척시켰고, 지난해 2월 한국에너지공대 교수로 임용된 후 기술사업화를 준비하다가 작년 12월 그리네플을 창업했다.

이 대표는 “​배달문화가 발달하면서 플라스틱 포장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석유계 플라스틱은 썩지 않아 해양오염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며 “​유럽을 필두로 썩지 않는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네플은 창업 직후 미래과학기술지주와 소풍벤처스로부터 시드(종자돈) 투자를 받았고 올해 들어 ‘팁스(TIPS)’ 기업으로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을 받고 있다.

윤의준 에너지공대 총장은 “​그리네플이 개발한 기술은 골치거리로 여겨지는 축산 폐기물, 음식물 쓰레기 등을 유용하면서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성과”라며 “켄텍 1호 팁스 기업인 그리네플이 썩는 플라스틱 시대를 앞당기는 선구자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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