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배 박사는 오늘도 꿈을 꾼다

나주에 산다(10) - 필농원 대표 나종필

  • 입력 2023.09.22 10:35
  • 기자명 박다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 9월 21일 필(feel)농원 대표 나종필씨를 만났다. 등산을 좋아하고 명상을 좋아하는 과수농가다. 나주에서 나종필씨는 배 박사로 불리운다. 나주배에 대한 진심과 그의 무한애정이 배에 관해서 일인자로 만들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보며 ‘나주에 산다’ 열 번째 주인공으로 그의 삶이 궁금해졌다.

나종필씨는 본격적인 농사일을 시작하면서 열악한 농촌의 현실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농민운동을 시작하였고, 이후에도 지역발전협의회와 나주배에 대한 발전적인 대안을 만들고 싶어서 나주배 포럼을 만들어 농가들과 토론하며 나주배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했는데 그런 모습에 사람들이 별명으로 배 박사라는 타이틀을 붙여준 것 같다며 옛 일들을 소환한다.

그는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농촌을 떠나서 생활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아버지가 배 농사를 하는 것을 보고 자랐고, 농업고등학교와 농과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 농업인으로 아버지의 대를 이어 과수농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수농장 규모는 대략 6천여평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득만 보장된다면 농업이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나종필 대표는 그 이유로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겸손을 배우게 되는 직업이라며 농업의 매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농업과 농부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농촌이 소멸되어가고, 농업이 무너지고 있다며 농촌의 현실을 걱정한다. 앞으로 10년 후의 농촌에서 누가 농사를 지을까 생각하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고.

농촌의 심각한 노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일할 사람이 없어지고, 이런 현실이 지속되면 농촌이 자연 붕괴 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시민들이 농촌으로 이주하여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속히 구축하여 농촌과 농업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나주배를 최고의 과일로 만드는 일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이어오면서도 농촌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이 더 많은 듯 보였다.

예로부터 나주 하면 배가 생각나고 배 하면 나주가 떠오르는데 특별한 이유가 무엇일까? 나주 배가 유명한 이유는 날씨에 있다고 한다. 나주는 비가 충분해서 배 육즙이 많고 또한 높은 산이 없는 관계로 일조량이 높아 당도가 높으며 식감이 뛰어나다고 한다. 이런 나주배의 유명세로 인해 종종 나주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산지가 나주로 둔갑되어 전국에 유통되고 있어 철저한 지역 원산지 표시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였다.

배에 관한 연구를 멈추지 않는 그는 배의 품질을 올리고, 당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골분이 포함된 제품을 주로 사용한다며 골분은 배의 세포막을 형성하고 당도와 식감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특히 올해는 스테비아(Stevia) 농법을 시범적으로 시도해 보고 있다며 천연감미료 식물인 스테비아로 만든 농업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새로운 농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배농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배에 관한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며 배는 한식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과일이며 한식과 잘 어울리고 김치에는 배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며 고기를 숙성하는 과정에서 천연 연육제의 역할을 한다며 배는 우리 민족과 떨어질 수 없는 과일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폐의 건조증 예방, 혈압을 안정시켜주는 효능과 항산화 항암 효능이 있는 나주배를 사랑해줄 것을 당부했다.

나종필씨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인자한 미소로 지켜보고 있던 그의 아내 배미숙씨에게 배 농사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그녀는 나종필씨와 결혼을 하고 처음 배 농사를 지어보았다고 말했다. 결혼 초기에는 농부의 아내로 함께 일을 돕는것도 힘들었지만 세월따라 단련이 되기도 했고 지금은 즐겁기만 하다고. 요즘 남편이 ‘신화’라는 신품종을 심어서 수확을 하고 있는데 배를 먹어본 사람들이 식감도 좋고 맛있다고 좋아해 주는 것을 보고 오랜 세월동안 한길만을 걸어온 것에 대해 인정을 받구나하는 마음으로 흐뭇하기도 하고 아울러 미래도 밝다며 함박웃음 보였다.

나종필, 배미숙씨 부부가 만들어가는 행복한 나주배 이야기.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추석 한가위를 즈음하여 풍성하고 달콤한 이야기로 각 가정마다 웃음꽃이 피기를 기원한다는 덕담과 함께 나주배를 많이 사랑해 줄것을 당부했다.

나주의 명실상부한 대표 과일인 배가 옛 명성을 되찾고, 나주지역의 농촌이 살기 좋은 날이 올 때까지 배박사 나종필씨의 꿈은 계속된다. 배를 향한 사랑과 연구도 함께.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