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축제! 자뻑은 심화! 뒷말은 무성!

전문성 강화 명분에 지역은 철저히 배제
공직사회, 강제동원에 침묵의 집단최면
보여주기식 전시성 축제라는 선례 우려도

  • 입력 2023.10.27 14:40
  • 기자명 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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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나주시의 통합축제 ‘영산강은 살아있다’를 놓고 양극단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주최측에서는 자뻑성 자화자찬을, 실망한 시민들은 이게 무슨 축제냐며 뒷말이 무성하다.

게다가 처음부터 전문가를 영입해 새롭게 시도한 첫 번째 축제이니 일단 결과를 보고 나중에 이야기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지역사회는 침묵 아닌 침묵이 강요되는 듯한 상황도 만들어졌다. 여기에 공직사회 역시 매일 강제동원되다시피 축제장에 나가면서도 집단최면이라도 된 것처럼 침묵이 일반화된 듯한 분위기다.

그런 와중에 이번 축제에 전문성 강화를 명분으로 지역인사나 지역업체가 축제에 배제된 것을 두고 찬반양론도 무성하다. 가장 대표적인 논란거리가 축제추진위원회다. 현재 추진위원회는 당연직 2명과 위촉직 10명으로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관용 시의원과 이재남 시의원이 포함됐고, 김화영 관광과장과 최준석 안전재난과장, 장현우 나주문화예술특화사업단장이 포함됐다. 여기에 동신대 이성각 교수, 고구려대 주화영 교수, 조선대 이영 교수, 호서대 김상채 교수, 예술이빽그라운드 극단 갤러리 이당금 대표, 지역문화콘텐츠 연구소 조영주 소장, 하얀 갤러리 이설제 대표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상 당연하게 여겨질만한 나주시문화원장이나 나주시예총회장은 빠져있다. 추진위원들 면면을 보면 대학교 교수를 제외한 인사들도 대부분 광주나 순천, 여수에서 활동하고 있는 타 지역 문화예술인들이다.

이러한 분들이 이번 나주축제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나주시에서는 기존의 관행을 깨고 축제관련 전문가와 축제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을 위촉하여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 이해해 달라는 입장이다.

축제장 시설업체도 사실상 지역업체는 배제됐다. 몽골텐트 등 부스를 비롯해 각종 시설물과 음향설비 등도 지역업체는 끼어들지 못했다. 지역업체도 참가의사와 견적서를 제출했지만 계약을 따내지 못한 셈이다.

이 또한 가격 경쟁력과 전반적인 축제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 해명이지만 이렇게까지 배제된 지역인사들이나 지역업체가 느끼는 나주축제에 대한 추억은 어떻게 남을지 미지수다.

자기동네 축제마저 온갖 명분과 이해타산으로 지역민들과 지역업체가 배제된다면 그 동네 축제는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는지 따져볼 일이다. 지역축제가 추구해야 하는 시민화합이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따져보자는 의문 제기다. 물론 이러한 관행을 기득권 세력이니 구태적인 나눠먹기라는 비판도 동시에 존재한다.

또 있다. 이번 축제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이 기획전시 관련 전문가들이다보니 보여주기식 전시성 축제라는 비판도 있다. 지역축제가 가져야 할 가치 중에서 지역공동체 복원, 또는 지역민들의 주체성, 주인의식 함양 등 기본적인 가치는 외면되고 전문성, 경쟁성만 강조하고, 이렇게 볼거리가 많으니 와서 보고 느끼라는 식의 진행에 정작 지역주민들은 관객으로 전락됐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축제를 통해 지역의 주인으로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자각하고 거듭나야 할 지역주민들이 축제의 주인이 아닌 철저하게 관객으로 축제의 대상으로 전락됐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축제를 바라보는 양극단의 평가다.

나주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나주축제 첫날부터 인산인해’ ‘나주축제 영산강은 살아있다 대박행진’ 등 자뻑성 자화자찬으로 일관하고 있다. 가장 자랑거리라던 54척의 조운선. 나주축제의 백미라던 54척 조운선의 선상 퍼레이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극과극이다.

남정숙 감독은 개인 SNS에 “나주가 생긴 이래 이렇게 많은 관광객과 젊은층이 모인 건 처음이라고 입을 모으고, 개인 경험으로는 주말관객이 15만명쯤 방문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을 믿을 시민들이 있을까 의문이다.

주말에 15만명이 행사장을 찾았다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의구심을 갖는다는 말이다. 그동안 나주시민들은 영산강유채축제와 홍어축제를 이미 같은 장소에서 경험했고, 농민들의 가을 대규모 추수대동제도 이미 영산강 둔치에서 경험한 바 있다. 그러한 시민들에게 이번 주말에 영산강 둔치에 15만이 운집했다고 주장하면 설득력이 있다고 보는 것인지, 믿을 수 없다는 눈치다.

되려 이번 축제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 이도 적지 않다. 개막식 때 최대의 볼거리라고 기대했던 조운선도 조명등이 꺼져 삑사리가 났고, 유명 패션모델이 참여한다는 천연염색패션쇼도 유명연예인이 무대에 오르지도 않고 가버린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축제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

그리고 인산인해라는 보도와 달리 연일 한가하게 보여지는 축제현장을 보고 어떤 시민들이 축제의 성공을 기대하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태반이 부스관계자, 그리고 나주시청 공무원들인데 이번 나주축제는 나주시 공무원축제가 될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영강동의 주민 임 모씨는 “이번 나주축제에 대해서 주인의식을 느꼈을 시민들이 과연 있을까. 아무리봐도 다 남 일처럼 여기는 것 같다. 아무리 많은 볼거리를 제시해도 우리들의 축제로 인식되지 않는다면 누가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겠는가? 우리가 무엇인가 해냈다는 자부심을 시민들이 갖기에는 이미 멀리 와버렸다”고 서운함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 박 모씨는 “나주시장이 문제다. 지역축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인식이 잘못됐다. 지역민들이 부족하더라도 한데 어울리고 하나가 되는 공동체의 총화가 축제의 가장 큰 목표일 것인데, 마치 누가누가 잘하나를 따지는 경연대회쯤으로 여기는지 전문가라는 사람들만 믿고 정작 지역민들은 믿지 못하는 나주시장의 인식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본디 지역축제의 본령이란 지역민들이 일년 동안 고생했던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간에 서운했던 감정들도 풀고, 상호 지역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구성체로써 서로를 인정하는 공동체의 총화의 장이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부터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보여주기식의 최대의 관광상품으로만 축제를 이해하는 나주시장과 거기에 맞게 채용된 자칭 전문가들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나주시는 귀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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