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를 이겨내는 희망, 영산강!

특별기고-정순남 동신대 석좌교수

  • 입력 2023.11.13 15:41
  • 수정 2023.11.13 15:49
  • 기자명 정순남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순남 동신대 석좌교수
정순남 동신대 석좌교수

“여보 미안, 먹는 것도 줄야야 할 듯”이라는 어느 가장의 눈물 어린 기사가 독자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민심의 향방을 가르는 서민 먹거리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저출산·고령화, 무역적자 등으로 상징되는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고속 성장기만을 누렸던 현 세대에게 현실적 심리적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팍팍한 살림살이가 조금은 풀릴 것이라고 믿었다. 해외는 아니더라도 제주도나 국내 관광명소도 여행하고 가족들과 삼겹살이라도 구워먹는 일상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나락값도 좀 오르고 외상으로 구입한 농자재 빚이라도 상환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공기업 씀씀이도 좋아져 원도심이나 혁신도시 구멍가게에 손님도 늘어나 상권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믿었다.

2년여에 걸친 코로나는 우리 일상을 크게 바꿔 놓았다. 맨얼굴로 만나던 이웃들을 단절시키고 마스크로 상징되는 물리적 심리적 이격을 강요하였다. 요양원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화상회의, 재택근무, SNS 등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기도 하였다.

가장 큰 타격은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였다. 원유, 가스 등 에너지자원의 99%와 원소재, 부품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던 수출중심 한국경제는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70년대 이후 고도성장기를 지나 어려웠던 시절에도 3~4% 내외의 경제성장을 지속했던 한국도 1%대의 성장세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30%를 넘어선 한국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가장 큰 희생양이 되었다.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을 수반하는 대중국 설비투자를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조치가 이루어졌다. 그동안 피땀 흘려 투자한 중국공장 설비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중국은 자원을 무기로 한국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가속 시키고 있다. 석유와 가스자원을 중동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하마스와 이스라엘간의 전쟁으로 에너지 리스크에 노출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전세계적인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예정된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고 미국은 기본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대표되는 미국형 보호무역주로 전 세계의 투자자금을 끌어모은 미국은 완전고용과 전후 최대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리고 있다.

반면 우리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은 외자유입이 쪼그라들고 부동산 버블이 현실화되면서 우리경제에 주름살을 더하고 있다. 고금리 현상이 상당히 오래 갈 것이라고 한다. 한국과 미국 금리차가 2~3%포인트 까지 벌어져 외자유출을 우려할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지구온난화, 고금리, 세계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지역의 식량 공급망 통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불안정 등으로 우리의 삶은 당분간 팍팍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대만중국의 적대적 양안관계, 북한의 고립,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적 소원상태도 한반도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 한반도 평화공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대목이다. 연일 보도되는 바와 같이 가자지구(gaza strip)의 참상은 이루 말 할수 없다고 한다. 반도체 등 핵심산업의 수출부진, 경제성장의 추락과 부동산 경기의 위축으로 연간 60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였다. 정부 금고가 말라버린 것이다. 정부의 돈풀기도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내년 예산에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각종 지원예산이 삭감될 것이라고 한다.

예상하지 못한 저성장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일본은 30여년 동안의 저성장기를 지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의 시기를 보냈다. 이제 한국도 더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전쟁이라는 외부적인 위기 외에도 고금리, 고령화, 출산률 저하, 재정위기, OECD최고 수준의 가계부채 등으로 어려움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우리지역의 숨통을 다소나마 틀수있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올해 역대 최대의 가뭄을 극복하게 해준 일등 공신은 영산강이었다. 영산강 자체가 보물이며 희망이다. 강물과 외국인 근로자 덕분에 농사도 그런대로 지역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제조업과 수출의존도가 큰 광양과 여수의 법인세분 지방세 수입이 절단났다고 한다.

그나마 나주는 혁신도시에 17개 공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지역경제를 버팅기고 있다. 한전의 전기요금도 다소나마 인상되었다. 빛가람동 정주여건의 개선, 공기업의 안정화와 수도권의 고물가구조로 빛가람동과 주변 인구도 소폭이나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도 긍정적 측면이다. 광주나주 순환철도, 영산강권역 정비사업과 에너지국가산단, 초강력 레이저센터유치 추진, 배터리산업화센터, 마한 문화유산, 나주목 문화유산, 청년주택사업과 통합축제의 변화된 모습도 인구증가와 관광객들을 유입하는 플러스 요인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20여년 간의 지역리더쉽 부재로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 새로운 혁신리더쉽으로 나주의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여야 하다. 진심어린 주민과의 소통으로 살기 좋은 도농도시로 만들어 나간다면 저성장시대의 고비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영산강이 희망이고 자산이다. 올해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에 950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영산강 워크웨이(walk-way)에 1천만만 관광객이 다녀갈 날도 멀지 않았다. 더 나아가 하구언의 물꼬를 트고 대륙으로 나아 간다면 영산강 초광역경제권 시대가 올 것이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