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스케치하는 드로잉 나주

나주에산다(18) - 어반스케치 이재진 작가

  • 입력 2023.11.15 16:56
  • 수정 2023.11.16 09:13
  • 기자명 박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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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꾸어 봄직한 “어반스케치” 어반스케치란 보통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느끼며 그리는 그림으로 일상이나 여행지에서 등 장소를 불문하고 현장의 느낌을 즉석에서 그림으로 표현하는 회화 활동을 말하며 어반스케치는 도구나 재료 작업방법보다는 일상의 재미나 행복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 어반스케치를 시민들에게 쉽게 가르치는 이가 있어 그를 만났다. 바로 이재진 작가다.

2023년 이불속이 그리운 11월. 빛가람동에 위치한 게토333 예술인마을 ‘헤븐리나주 & 이진아트’ 공방을 운영하며 어반스케치와 색연필 일러스트를 강의하고 있는 이재진 작가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밝게 반겨주는 이재진 작가와 커피 한잔을 두고 그녀가 그리는 세상속으로 빠져보기로 했다. 그녀의 포근한 성품만큼이나 그림에는 따뜻함과 정서적인 안정감과 정돈된 느낌을 준다. 그녀가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세상 역시 삶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은 창이 아닐까 싶다.

이재진 작가는 현재 펜수채화에 빠져 어반스케치를 주로 그리고 있지만 이전에는 오랫동안 인물화를 그려왔다고. 중학교 시절 유명 여배우 ‘소피마르소’를 보고 똑같이 그려 아이들의 환호성을 받았던 것이 인물화를 그린 계기로 친구들의 사진을 받아 인물화를 그려주기 시작한 것이 그림을 그리는 인생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림 실력과 더불어 그녀는 미술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2022 전남 ‘드로잉나주’ 어반스케치 컬러링북, 2023 나주읍성 어반스케치 컬러링북, 2023 전남 산업인재 글로벌 현장연수 문화관광분야 참여, 2023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 1인1책만들기 사업 참가, 아랑사와 아비사의 앙암바위 동화책 출간 나주시립도서관 색연필 일러스트 강의, 나빌레라 문화센터 어반스케치 강의, 나빌레라 문화센터 모두의 테이블 시니어 초상화 그리기 참여, ‘드로잉 나주’ 동아리 활동 중, ‘오감으로 그리는 예술’ 7명의 다양한 공예작가들의 모임, 나주 미술협회 회원, 광주전남 창조미술협회 회원으로 열일하고 있는 이재진 작가에게도 건강상의 문제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건강은 회복했지만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취미로 그려왔던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고. 밤을 새워 그림을 그려도 너무 즐겁고 완성된 그림을 볼 때의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었단다. “이 길이 내 길이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이야기다.

그림을 좋아해 화가가 된 그녀의 전공은 뜻밖에도 영어다. 그림 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도 ‘회화’ 전공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다며 끊임없이 그림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2015년에 나주에서 브리끌레르 양성과정으로 공예를 배우다가 공예를 접목하여 그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주관광상품 공모전에서 1, 2회 머그컵을 출품해 낙선의 경험도 했다. 그래도 3회에 출품한 어반스케치 마그넷 관액자를 출품하여 입선을 하였고, 이를 계기로 나주시와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빌레라 문화센터와 인연이 되어 강의를 하고 있다고.

자신이 나주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나빌레라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그림그리기만 좋아하고 열정만 많았을 뿐인데 지금이 있기까지는 순전히 나빌레라 문화센터의 도움 때문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거듭 전한다.

이 작가의 믿음은 또 있다. 바로 자신의 그림에는 꼭 행운이 따른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2020년 청년창업 기회를 잡아 굿즈 상품을 개발해 나주문화원으로 가서 청년창업을 시작하였고, 현재 게토333에 작업실을 열 수 있었던 것도 나주시에서 임대료의 80% 지원을 받아서 가능했다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늘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제는 나주를 넘어 전남지역 곳곳의 사라져가는 모습들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이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먼저 마음자세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절대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마음이 안정되거나 기쁠 때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자신의 에너지를 담아서 타인에게 전한다는 고집은 진행형이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늘 명상의 시간을 가지고 음악으로 따뜻한 환경을 마련한다. 이 작가만의 루틴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녀에게 치유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모든 이들도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힐링이 되고, 그래야 그림 그 자체가 작가 혼자만의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친구가 되기도 한단다.

이재진 작가는 최근 새로운 미션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영정사진이다. 수강생들의 요청에 슬프기도 하지만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종종 어르신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그 사람의 인생을 화폭 하나에 채울 수는 없겠지만 한 조각의 추억이라도 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자신은 나주가 키워준 작가이고, 나주는 제2의 고향이자 뿌리를 내리고 싶은 곳이라는 이재진 작가. 나주에서 제2의 작가 인생을 신나게 살고 있는 그녀가 표현하는 우리지역의 그림이 이후에는 아카이빙을 통해 기록으로 보존해 나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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