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에 생명을 담다

나주에 산다(27) 캘리그라피 작가 전미정
‘붓터치’ 대표이며 전남지역 캘리그라피 부분 심사위원

  • 입력 2024.02.07 14:20
  • 기자명 박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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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터치 하나로 인해 글자가 생명을 얻는다. 때로는 획으로, 때로는 크기로, 때로는 굵기로 글자 하나하나에 한땀한땀 장인정신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캘리그라피이고,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캘리그라피 작가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아름다움과 화풍, 서풍, 서법, 기록법을 의미하며 손으로 쓴 아름다운 글씨를 말한다. 작가를 통해 평범한 글자에 멋이 더하여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1세대 캘리그라피 작가들을 통해 티비 드라마나 유명프로그램에 사용되면서 한때 캘리그라피 열풍이 불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인기가 많다.

이런 캘리그라피 전문작가 나주에 있어 2024년 2월의 첫날 나주시 우정로 에 위치한 게토333 그녀의 작업실 ‘붓터치’에서 만났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수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전미정 대표는 참 부지런하다. 수강생이 오기도 전에 항상 먼저 작업실에 나와 하루를 준비한다. 전미정 작가의 호는 ‘소린’이다. ‘소린’ 은 작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평소에 물고기를 좋아해서 그림을 그리다 보니 그녀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소린 작가에게는 그녀만의 오래된 루틴이 있다. 그녀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사우나를 하고 하루를 정갈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이런 ‘소린’ 대표에게 아침밥은 먹느냐는 질문에 “저는 이슬 먹고 살아요” 라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큰 웃음을 준다.

실력과 유머까지 겸비한 ‘소린’ 작가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그녀는 유화를 전공하였지만 캘리그라피를 접하고 그 매력에 푹 빠져서 예술 장르를 과감히 바꿨다. 글씨에 생명력이 있어 춤을 추는 듯 보일 때도 있고 죽어있는 글이 자신의 손에서 재탄생 되는 것을 보면 붓을 들고 있는 시간이 늘 행복하다.

이런 ‘소린’ 대표도 한 길 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한때는 광고회사에서 도면을 그리는 일을 했었다. 당시 부산지하철 노선 중에 남포동에서 동래역까지 도면을 그렸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연필을 이용해 손으로 도면을 그릴 때의 일이다.

팬을 하루도 놓지 않았던 소린 대표는 아크릴 아트, 수묵 캘리그라피, 닥종이, 초크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찐 예술가다. 현재 ‘소린’ 작가는 영광군 주최 문화원휘호대회, 진도 소치미술대회, 광주 미술대전, 전라남도 미술대전 등에서 캘리그라피 부분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나주시립도서관, 영광군립도서관, 전남장애인복지관, 전남국제교육원, 가람문화센터운영, 나주시청년센터, 나주지역학교등 에서 캘리그라피 강의를 하고 있고 다수의 개인 전시회를 열었다.

‘소린’ 대표는 나주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나주시에서 주최하는 무료수업이 간간이 있지만, 캘리그라피 전문가 양성과정 개설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캘리그라피 전문가 배출이 어렵다며 전문가 양성 과정에도 나주시에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가지고 있다.

문화와 역사가 깊은 나주에서 우리 지역을 대표 할 수 있는 글! 생명력있는 글씨가 ‘소린’ 작가를 통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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