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장 철거 앞두고 스텝 꼬였나?

시민단체 반대에 전남도와 나주시 ‘맨날 검토 중’
4일, 도청 관계자 공산면에서 시민단체와 간담회

  • 입력 2024.03.05 11:16
  • 수정 2024.03.05 17:46
  • 기자명 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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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병역사박물관 건립과 맞물려 매몰 직전에 놓인 주몽세트장을 놓고 전남도와 나주시가 해를 넘기면서까지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고 있어 결국 책임지지 않으려는 전형적인 떠넘기기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나주시와 전남도는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건립에 맞춰 고구려궁을 제외한 세트장 절반 이상을 이미 철거한 상태로 현재는 고구려궁과 주변 궁궐 부속건물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나주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최소한 고구려궁만이라도 존치해 기존 주몽세트장이 가졌던 상징성과 가치를 보존하는 재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시민단체는 그 동안 행정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의 명분을 세웠으나 실상은 행정에서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고, 건축물 구조상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기존에 철거한 것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전남도와 나주시는 여전히 전문가들의 의견과 각종 용역 결과를 전제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나 여전히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검토중이라고만 하고 있다. 사실 철거를 전제로 추진하다 시민단체의 반발에 스텝이 꼬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한 상황이라는 것.

지난 4일 공산면사무에서 가진 전남도청 문화융성국장과 세트장 철거를 반대를 시민단체와의 긴급 간담회도 이를 입증하듯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최종 나주시의 결정이 나오면 전남도가 검토해 보겠다는 논의가 오갔다.

박우육 전남도문화융성국장은 고구려궁 재활용 조건으로 첫 번째 구조상 안전성을 담보해야 하고 두 번째로 남도의병역사박물관과 취지나 이미지가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상 안전하다고 할지라도 건립되는 남도의병역사박물관과의 이질성이 있으면 철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도 철거를 전제로 행정이 밀어붙이지 말고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청해야 한다며,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이 성공하려면 세트장을 재활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나주시의 입장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나주시가 주몽세트장을 골칫거리로 여기고 하루라도 빨리 매몰시키려고 할지 아니면 남도의병역사박물관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활용방안을 찾아낼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5일에는 구충곤 예비후보가 나주시청 앞에서 고구려궁 철거를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일인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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