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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사회적 경제가 지역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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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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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하
    고구려대 교수
1. 가난과 불평등을 해소하다. 『Abbé Pierre』
우리 일행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프랑스 외곽지역에 자리잡은 아베피에르 재단(www.foundation-abbe-pierre.fr)이었다. 현관문을 들어서면 바닥 유리 안에 열쇠꾸러미들이 재단의 주요사업을 암시하고 있었으며 왼쪽엔 아베피에르(Abbé Pierre)신부님 동상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한평생 가난한 사람을 위해 헌신해온 신부님은 '빈민의 아버지''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프랑스 양심의 상징' 등으로 불리며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두차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피에르 신부는 67년 방문 때 한국 엠마우스 창설의 디딤돌을 놓았으며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 「단순한 기쁨」 「신부님, 사람은 왜 죽나요?」 등의 책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신부님의 일대기는 ‘Hiver54’ 라는 영화로도 유명하다.
   
 
파리 외곽지역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입구에는 아베 피에르재단을 알리는 작은 간판과 함께 신부님의 무덤에 꽃다발 대신 집없는 가난한 자들을 위해 열쇠를 달라는 상징적인 유언을 옮겨놓은 글귀가 인상적이다.

부유하고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1930년 사제의 길을 시작하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레지스탕스 활동에도 참여하였다. 전쟁이 끝난 1945년 하원의원에 당선돼 6년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대변했다.

본부 사무국장으로부터 재단의 역사와 사업내용을 자세히 들으면서 신부님이 평생을 세상의 가난과 불평등에 맞서 전사처럼 싸워온 휴머니스트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은 재단의 주요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본부에서는 소외계층과 무주택자들에게 주거안정사업을 지원하고 있었다.

   
 
인간의 자유는 그것이 사랑을 위해 쓰여질 때 만이 위대하다는 신념을 실천한 신부님 사진앞에서 재단 사무국장인 크리스토퍼 로베르트씨는 주요 핵심사업인 주택 리모델링사업과 주거지원 단체와의 연계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정부지원 없이 전액 기부금으로만 운영한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산하기관이나 지부별 사업이 다르긴 하지만 모두 정부나 정치적으로 독립의 원칙을 지킨다고 한다. 제2차 대전이 끝난 직후 프랑스 파리의 거리는 부랑자로 가득 찼다.

신부님은 파괴된 거리에 잃어버린 부모 형제 그리고 갈 곳 없는 사람들에게 안주할 수 있는 주택마련을 가장 큰 과제로 인식하게 된다. 자립과 자활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실로 1949년 파리 근교에 오두막을 짓고 노숙자들을 위한 자립공동체인 엠마우스가 만들어졌다. 현재 엠마우스 공동체는 전 세계 50개국에 350여개 그룹이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일한다, 나눈다, 베푼다’를 3대 원칙으로 하는 엠마우스 공동체의 핵심 철학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신부님의 온기가 아직도 살아있는 엠마우스 공동체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다음날 파리 리옹역에서 떼제베열차로 3시간만에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하였다.

우리를 누구보다 따뜻하게 맞아준 마리 에스피자관장님은 피에르신부님과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얘기를 하면서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였다. 엠마우스제네바(www.emmaus-ge.ch)는 무국적 이민자부터 실업수당도 받지못하는 저소득자에 이르기까지 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자립하는 곳이었다.

제네바시에서 무상으로 임대해준 건물 2동은 규모도 상당히 크고, 남자숙소 30개와 여자숙소 10개를 갖추고 80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헌옷수거함이 제네바에만 289개가 있고 12대의 트럭이 매일 1~3톤 가량을 회수하여 분류하고 판매도 하고 있었다.

재미난 것은 의류, 가전제품, 가구, 책, 등 다양하지만 자동차도 가격표가 붙여져 주차장에 놓여있었다. 기부받은 물품들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즐거움이었다.

   
 
엠마우스 공동체 건물 1층에는 재활용품 분류와 작업실이 구분되어 있고 2층에는 백화점처럼 의류, 가구, 가전, 도서, 장난감, 컴퓨터, 골동품, 생활잡화 등 직접 판매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수거해온 재활용품은 유형별로 구분되며 분류작업을 통해 판매용 제품으로 재탄생되고 있었다.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온 이민자들과 실업자들의 리폼과 수리를 통해 2층에 가면 백화점이나 마트같은 형태로 판매장이 잘 갖춰져 인근 프랑스지역 중고품 상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나역시 스위스풍 도자기를 구매하면서 소개받은 이 지역 기부자중 한분인 할머니의 미소에서 누구보다 행복함을 느꼈다. 재정운영에서 가장큰 비중은 기부금인데 마을의 변호사 한분은 50억을 기부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엠마우스는 인생의 마지막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의식주는 물론 병원치료와 자립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사회적가치를 더 비중있게 다루고 있었다.

엠마우스는 보통 3개월정도 거주할 할 수 있지만 연장할 수 있으며, 재활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갈때는 3천만원 정도를 지원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엠마우스공동체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충분한 비즈니스모델도 갖추고 있었다.

의류와 재활용품 수거는 구세군, 적십자, 기독교단체 등과 배분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지역내 자원을 적절하게 연계하고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엠마우스의 철저한 운영원칙은 정부지원을 받지않고 자립공동체를 유지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곳의 실업자와 저소득자들에겐 1년에 임시직을 포함하여 400명 정도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어서 아직도 피에르신부님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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