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혁신을 통해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다.『Groupe SOS』

  • 입력 2015.06.29 11:04
  • 수정 2015.06.29 11:08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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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대 박상하 교수
▲ 고구려대 박상하 교수
화창한 5월의 봄날이지만 우리가 머문 라데팡스 지역의 아침은 쌀쌀했다.
파리에서 5일째 되는 날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만 들었던 GroupeSOS를 찾았다.

그룹SOS가 탄생하게 된 계기는 장 마크 보렐로가 1984년 아쇼카재단의 빈곤퇴치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시민 부문과 복지 국가를 결합하는 펠로우쉽에 선정되면서 시작 되었다.

1957년 프랑스 엑상 프로방스에서 태어나 범죄자를 위한 전문 교육자로 일하다가 1981년 마약과 약물 중독문제에 대한 정부부처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1987년에 방향을 바꿔 전통적인 기업가 정신을 발견하고 10년 동안 중소기업의 대표가 되었다.
프랑스에서 전통적으로 건강과 주거가 배제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소득층 사람들 개인의 필요를 이해하고 결합하는데 혁신적인 기업경영 방식을 접목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SOS그룹은 병원, 미디어, 사회투자, 요양재활센터 등 새로운 혁신적 방법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해결과 광범위한 사회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사회적기업인 SOS그룹 본부는 직원 1만여명, 연매출 7800억원 규모에 비하면 초라하고 아담한 분위기 였다.

SOS그룹은 44개 계열사와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병원과 복지시설만 283개에 달한다. 본부역할은 재정과 마케팅 및 법적문제 등을 지원하지만 산하 사회적기업과 자회사들은 자율적으로 경영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SOS그룹은 사회적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유지하면서 관련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총괄디렉터로 배치되고, 전문 경영시스템이 구축돼어 일반기업과도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

흔히 세상을 바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빈곤층을 위한 병원 5곳을 운영하면서 매일 2,000명의 노숙자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전과자나 장애인, 마약중독자들을 2년 동안 사회적 기업에 고용한 후 일반 기업에 재취업 시키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일이었다.

임팩트투자가 우리나라에선 초기단계여서 수익성이 의문시되기도 하지만 기업입장에서 CSR이나 CSV에 대한 토대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수 있다.

 
 
사진설명1 : SOS그룹의 주요 사업분야는 청소년, 고용, 연대, 건강, 노인 등 5대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해외 30여개국에 진출하고 있어서 대기업 그룹과 다를바 없으나 빈곤과 사회적 소외, 사회적 비즈니스를 통한 문제해결, 사회적 임팩트와 효율성 결합 그리고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한 경영철학이 남다른 대표적 사회적기업이다.

우리 일행이 관심을 보인 분야는 투자컨설팅 자회사인 CDI였는데 투자기업 발굴과 연계를 위해 자체개발한 600개 지표(일반기업 300개, 사회적기업 300개)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CDI는 한국과도 교류가 활발하며 유럽과 개발도상국의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전 세계 사회목적 투자(impact investing)을 촉진하고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일반 창업투자와 달리 사회투자를 목적으로 조사연구 및 투자설계를 하면서 전문가적인 경영노하우와 사회혁신 아이템이 결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트랜드를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민간분야에 일반기업과 달리 사회혁신을 유도하는 전문 컨설팅기관이 탄생되어야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룹SOS는 자회사 형태로 음식점, 카페, 초코렛 가게 등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15개에서 실업자와 노숙자 등 취약계층을 고용하여 일자리 창출과 사회통합을 실현하고 있었다. GroupeSOS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형 사회적경제 모델을 확립 하기 위해 직접 방문하여 열심히 벤치마킹한 곳이기도 해서 관계자들의 친절한 안내는 고맙고 감사했다.

이번 연수는 본부나 재단 사무실에서 설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입체적으로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우리가 현장으로 안내된 곳은 공정무역이나 에코디자인 상품을 판매하는 알테르문디(www.altermundi.com)와 파리의 빈민촌 지역(19구)에 있는 장 조레스병원(www.groupe-sos.org/structures/612/Hopital_Jean_Jaures)이었다.

알테르문디는 라틴어로 ‘또 다른 세상’이라는 뜻으로 실업자를 직원으로 고용하여 파리 시내에 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핸드메이드 제품과 친환경 소재로 만든 가방과 의류, 악세사리 제품이 진열돼 있었는데 주로 여성들이 좋아하는 제품들이 많았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고객의 반응도 좋다고 한다.

 
 
사진설명2 : 사회적기업인 알테르문디 매장에는 공정무역이나 친환경 제품 및 여성의류와 악세사리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었으며 실업자들이 직접 제작한 리폼제품도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엔 파리의 빈곤지역인 팡땡에 위치한 장 조레스 병원을 찾았다.
병원이 사회적기업 형태로 운영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지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본래 이 병원은 적자를 면치 못하던 차에 GroupeSOS가 2008년도에 인수하면서 재활과 에이즈치료 및 호스피스분야를 전문화하여 비영리로 운영하는 곳이다.

지상 6층 건물에 150병상을 갖추고 저소득층과 노인들을 위한 지역 밀착형 맞춤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저소득층의 진료비는 무료이며 치료비 일부를 건강보험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방문간호사업도 한다고 한다. 돈을 내는 환자와 못내는 환자가 각각 55%와 45%정도로 구성되어 재정상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이나 비용을 절약하여 긴축하며 누구든 모든 환자를 치료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한다고 한다.

의료민영화 논란이 일고 있는 우리로선 국가의 공공의료를 사회적기업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주민과 국가사회적 측면의 새로운 방향을 시사하는 것 같다.

 
 
사진설명3 : 주역주민과 함께하는 장조레스병원은 전문분야별 의사와 간호사 등 250명이 일하고 있는데 재활과 정서 심리치료분야는 타병원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사무국의 멜라니 샤브노가 병원 라운딩과 시설을 안내해 주고 있다.

그룹SOS의 성공배경은 무엇보다 전문가적인 직업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 영역에 따라서 최고의 전문가를 고용해 인력을 배치한다는 점이며 사회혁신적 가치에 동참하면서도 급여나 처우에 대해서도 다른 분야에 뒤지지 않는 점이다.

또한 취약계층을 위한 삶의 내용과 문제들을 해결해왔던 지난 30년동안 축적된 경영노하우가 아닌가 생각된다. 철저하게 수익구조를 따지며 새로운 사업과 재투자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성공요인은 강력한 파트너십이다. 정부와 지자체간 긴밀한 협력관계 유지와 다양한 민간부문과의 네트워크는 지역의 거대한 사회자본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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