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조사연구를 통해 국제사회가 연대하다. 『Schwab, UNRISD』

  • 입력 2015.07.13 11:32
  • 수정 2015.07.13 11:34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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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수의 마지막은 레만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한적한 언덕에 위치한 슈밥재단과 UN 유럽본부에서 마무리하게 되었다. 제네바에는 가는 곳마다 굵직한 국제기구들을 볼 수 있는데, 국제NGO와 NPO 250여개 단체들이 모여 있다고 하니 작은 도시지만 국제적인 외교도시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으로 잘 알려진 슈밥재단(www.schwabfound.org)은 출입하는 것부터 경비가 삼엄하고 까다로웠다.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슈밥재단은 제네바대학 교수인 클라우스 슈밥과 그의 부인 힐데 슈밥에 의해 1998년에 창설된 비영리조직이다.

슈밥재단이 설립된 목적은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직접 수행하면서 사회적 취약계층들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위해 다양한 기회들을 창출하고 헌신하는 사회적기업가들을 세상에 부각시키고 격려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사회적기업가대회라는 아주 특별한 공개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서는 사회를 발전시키고 제반 사회문제들에 대해 혁신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 전 세계의 뛰어난 사회적기업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수 있다. 슈밥재단에서는 사회적기업가 발굴과 양성에 힘을 쓰고 있으며, 정·재계의 주류 인사들과도 적극적인 교류를 도모하며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고 있다.
 
슈밥 교수는 2차대전 후 황폐해진 유럽을 화해와 대화를 통해 재창조시킬 목적으로 1971년 유럽 경영자포럼이란 작은 모임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단순한 경영학자들간 학술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소박하게 시작한 것이 오늘날 민간 기업인은 물론 거물 정치인까지 참여하는 글로벌한 다보스포럼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세계경제포럼과 슈밥재단은 사회적기업가들의 중요한 역할을 매력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 속에서 일하고 있다. 슈밥재단의 주요 활동은 매년 전 세계의 20~25명 정도의 유망한 사회적기업가들을 대략 1,000명의 지원자 풀에서 선발하고 있다.
 
이 과정은 6개 대륙별로 이루어지는 절차를 거쳐 대회가 치러지며 사회적기업가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올해 한국인 최초로 선정된 김정현 대표는 저소득 난청인을 위한 보청기를 개발해 공급하는 ‘딜라이트’와 대도시 청년주거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 ‘셰어하우스 우주(WOOZOO)’의 연이은 창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수상하였다.

 
 
사진설명1 : 2015년 슈바프재단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혁신 선도모델로 선정된 33명의 사회적기업가들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과 결합하고 있다.

최근 190명 이상의 사회적기업가들이 재단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다. 재단은 이들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활발한 교류가 가능하도록 하며, 서로의 방법론을 벤치마킹하고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선발된 사회적기업가들을 기업, 정치인, 학자, 미디어 그외 여타 리더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여 파트너십을 통한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Forum of Young Global Leaders와 함께 40세 이하의 촉망받는 차세대 사회적기업가들을 선발한다.
 
그 외 하버드, 스탠포드, 인시아드 대학에 장학금을 지원하며 유수 교육 기관의 학부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이 사회적기업가들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재단관계자인 캐서린의 자세한 브리핑을 통해 최근 세계 사회적기업에 대한 조사 연구내용 소개와 함께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질의응답 형태로 활발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우리 일행이 귀국에 앞서 방문한 기관은 유엔 산하 사회개발조사연구소(UNRISD,www.unrisd.org)였다. UNRISD는 경제성장과 사회변화, 여성과 빈곤, 불평등과 사회개발 지표를 연구하는 곳이지만 정부나 UN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UNRISD는 '63년 유엔에서 정한 제1차 개발 10개년 계획 기간 중 개발 및 성장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식 필요성이 제기되어 '64년 네덜란드가 제공한 특별기금으로 설립되었다. UNRISD는 UN 사무총장이 임명하는 소장과 당연직 위원 8명, 사회발전위원회가 추천하고 경제사회이사회가 인준한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사회발전위원회의 감독하에 있는 자율적인 조직이다. UNRISD위원회 회원들은 개인 자격으로 임명되고, 유엔 회원국을 대표하지는 않으며, UNRISD 사회개발위원회에 매년마다 보고된다.

 
 
사진설명2 : UNRISD는 유엔 산하 기구이면서도 어떤 정부나 UN본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지않고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인류의 사회문제를 이슈별로 50여년간 축적한 다양한 보고서들이 입증하고 있다.

UNRISD의 핵심 이념은 두가지라고 한다. 첫째는 모든 인간이 윤택한 삶을 누릴 권리이며, 둘째는 모든 인간은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의 결정과정에 평등하게 참여하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과 사회지표 개발의 선구적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개발 논쟁의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하였다.
 
지난 50여년간 사회개발 문제 연구에 전념해왔으며 특징적인 연구 분야로는 사회정책과 개발, 민주주의, 거버넌스, 복지, 시민사회와 사회운동, 시장, 비즈니스와 규제, 갈등과 통합, 젠더와 개발 등이다. 여기서는 모든 인류와 국가가 평등하다는 시각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UN본부 정문앞에 세워진 다리 하나가 없는 의자와 수많은 나라들의 국기가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그중에는 북한 인공기도 보인다.
 
UNRISD의 코디네이터인 파스칼은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등 한국에 여러번 온적이 있어서인지 친근감 있었고 지속가능연구팀인 매티와 함께 다양한 질문과 토론이 있었다. 우리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면서 뉴욕에서 급히 달려와 준 한국인 연구원은 북한 인권문제도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에서 새로운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 점에서 UNRISD가 유엔 산하 기구이지만 간섭받지 않고 자유로운 조사연구를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다. 빈곤과 불평등에 관한 연구주제는 UN에서도 민감한 문제라고 한다. 토론 말미에 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은 마치 오랫동안 잊고 있던 생각을 다시 일깨워주는 울림으로 다가왔다. 우리들이 모든 연수일정을 마치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는 열차에서 바라본 드넓은 전원풍경의 들판은 많은 것을 학습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의 감사함으로 가득했다.

 
 
사진설명3: UN 사회개발조사연구소 회의실에서 지속가능연구팀의 이일청 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파스칼과 매티 그리고 다른 나라의 인턴 연구원들과 함께 UNRISD의 연구문제와 사회개발에 관한 토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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