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야생차나무 군락 활용 방안 마련 필요”

평가결과 8개소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 입력 2023.02.06 16:34
  • 수정 2023.02.06 16:44
  • 기자명 박계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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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수(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명인 ‘다도’/국립목포대학교 문학박사)
박계수(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명인 ‘다도’/국립목포대학교 문학박사)

 

나주시는 야생차나무 집단 군락지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야생차나무 집단 군락지 조사는 2008년 작물과학원 목포 시험장 차 연구실(정병춘 박사 외 4인, 차나무 육종 전문가 조사팀) 주관으로 전라남·북도, 경남의 41개 지역을 조사한 보고서가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야생차나무 집단군락지 개소수가 나주시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소정의 평가지표에 따른 평가결과를 보면 활용 가능성이 높은 A급은 2개소, B급 8개소이다. A급은 외형이나 유전자형, 성분분석 결과가 특징이 있는 군락으로 유전적 평형을 이루고 있으며 금후 다른 유전자의 혼입 없이 장기간 현지보존이 가능한 지역이고, B급은 군락이 일부 훼손되었거나 유전적 평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지역으로 앞으로 장기간 다른 품종 유입 없이 보존하였을 경우 특징 있는 군락이 될 수 있는 지역이다.

필자는 이러한 자원을 방치하지 말고 지자체에서 소유주의 의견을 묻고 산림청과 차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였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 그 방안을 제안하는 바이다.

1. 전문가를 포함한 차 자원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위에서 언급한 10개소의 활용 가능성을 재조사 검토한다.

2. 군락 지역의 환경 등을 고려하여 개발계획을 세운다.

(1) 차 문화 체험 관광사업 : 경관 보존 형 소형 다원 및 쉼터로 활용

-주민들이 필요로 할 때 찻잎을 공급하는 소규모 다원으로 개발

-가정에서 쉽게 수제차를 만드는 방법을 보급하여 차 생활(다례, 제례의 헌다. 등) 예절 교육이 가정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추진

-가정에서 제다실습이 어려우면 마을 회관 활용

(2) 식재료화 연구사업 : 찻잎에는 많은 건강기능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지역민들이 수시 찻잎을 따서 김치 등 채소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거나 녹차를 만든 다음 가루를 내어 각종 음식의 보조 재료로 활용하는 방법 개발.

(3) 유전자원으로 활용 : 국립 차 연구기관에서 지역별, 야생지 별로 3개체씩 우수 개체를 선발하여, 그 가지에서 삽수를 채취, 삽목상에 6월 하순경 개체별로 번호를 붙여 삽식한 다음 비닐로 덮어 관리한다. 2개월 후 비닐을 걷어 올리면 활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관리는 차나무 육종 지침에 준한다.

1,200여 년을 이어온 우리의 차(茶) 생활문화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귀중한 자산이다. 그 차 생활문화의 원료를 공급한 밭이 야생차나무 집단 군락지이다. 신라ㆍ고려 때 매우 융성하였던 우리의 전통 차 문화는 조선시대의 억불숭유정책과 지나친 차세 징수, 임진왜란, 지도자들의 관심 부족, 일본식 다도 교육, 혹한과 가뭄, 6.25 이후 커피의 범람, 과학적 연구 시작의 지연 등으로 차 산업과 차 문화가 모두 바라는 만큼 크게 발전하지 못하였다.

차는 제사 때 올리는 차례 음식이었고 덕을 쌓는 수신, 수양, 명상 음료로 활용되어왔다. 근현대에 들어오면서 차는 친교나 사업상 만남 등 대화의 자리에 올라오는 소통 음료의 역할도 하게 되었다. 우리의 전통 수제 차 제조과정과 차 생활에는 예절이나 인성개발, 자기 능력개발, 효와 홍익인간 사상 고취, 여가선용 및 사교 등 민족정신 함양과 사회 교육적 기능을 하고 있다.

커피와 값싼 수입차에 밀려 허덕이는 한국 차 산업을 부활시켜 중국이나 일본과 차별화된 한국적인 독특한 차 산업과 차 문화의 뿌리를 내리게 하도록 2012년 한국 차 문화 산업 발전협의회를 조직하여 2013년 전북 무주, 진안, 장수 국회의원의 차 산업진흥법 발의(안)을 문화 분야까지 넓히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2015년 1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반만년을 이어 온 민족정신과 삶이 녹아 스며들어 있는 우리의 차 문화를 복원하고 재창조하는 작업은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과제이다.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차 산업이 먼저 발전되어야 한다. 중국차를 따라 놓고 한국 차의 정신을 얘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산차가 비싸다고 중국의 발효차나 관세가 낮은 차들의 수입량이 늘고 있어 국내 녹차업계는 국내 소비가 줄어들어 고통을 받는 실정이다.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국산 녹차 마시기 운동을 전개하여 차 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유 초등학교에서부터 생활 다례를 배우며 차를 마시게 한다면 예절교육도 되면서 차 산업도 발전하게 될 것이다. 특히 유ㆍ초등학교 때부터 다례교육을 시키며 차를 마시게 한다면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심리적 안정훈련이 되어 다음 단계의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는 보고 사례는 많다.

전라남도는 차의 제일 주산지이었으며 지금도 제일의 주산지이다. 그러나 나주의 차는 기계화를 전제로 발전하는 현대 산업화 대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야생군락지 몇 개소라도 아름다운 차 문화 체험교육 및 관광 장소로 개발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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